화이트 스톰3 2023

 구예도 감독이 연출을 맡고 고천락, 곽부성, 유청운이 주연을 맡은 화이트스톰3를 보았다. 화이트스톰 시리즈는 마약을 소재로 한 작품이 컨셉이다. 


첫 작품은 진목승 감독이 연출을 맡았는데, 골든 트라이앵글이라고 부르는 금삼각 경제특구를 배경으로 세 남자의 우정을 그린 작품이었다. 1편은 90년대의 홍콩 느와르의 감성을 오랜만에 재연을 한 작품이라 당시 정서를 기억하는 아재팬들에게 호응이 컸던 기억이 있다. 

아쉽게도 진목승 감독이 세상을 떠난 후에 속편은 구예도 감독이 맡았다. 구예도 감독은 장인 베테랑 감독이면서 아시아 호러 영화의 제왕으로도 알려져 있다. 평생을 끊임없이 작업을 이어오고 있는데, 직접 촬영도 할 정도로 영화가 전부인 감독이다. 

그런 구예도 감독이 맡은 속편은 고천락과 유덕화를 중심으로 다시금 마약 이야기를 소재를 했지만 이야기의 구성이 허술하고 액션이 약해서 아쉬운 작품이었다.


그리고 구예도 감독은 다시금 3편으로 돌아왔는데, 3편은 물량 공세가 많다. 일단 1편에서처럼 주연 배우를 3명으로 다시 구성하고 액션을 가득 넣었다. 상당한 제작비를 들인 듯한 후반부의 액션 장면은 오랜만에 홍콩 영화의 액션을 가득 느낀 기분이었다.

대신에 영화의 정서는 1편과는 반대이다. 1편에서는 90년대의 절절했던 남자들의 의리를 마지막까지 남겼지만 3편에서는 의리보다는 사건의 진행에 집중을 한다.이야기의 구성을 조금 꼬았기는 하지만 직선적으로 이어지는 이야기를 따라가면서 결국에는 범인을 체포하게 된다.

90년대였으면 혹은 2000년대 초반이었으면 있음직한 언더커버 형사의 정체성이나 정체가 들통날 위험과 범인과의 갈등 같은, 이제는 클리셰가 될만한 것들은 빠른 편집으로 넘기면서 사건의 묘사에만 집중하는 것이 이전의 구예도 감독의 스타일과는 조금 다른 느낌도 들어서 흥미로웠다. 

이건 아마도 중국 본토의 시나리오 심의 때문일 수도 있을 것 같다. 언더커버를 하면서 느낄 만한 현실에 대한 비애나 범인에 대한 동정이나 호의적인 묘사를 하지 못하게 하지 않나 싶다. 80년대의 미스터 갱(용호풍운)이나 첩혈쌍웅 같은 설정을 이제는 절대 허락하지 않을 것 같다.


영화를 보면서 내내 느낀 것은 여전히 30대 중후반의 모습을 유지하는 환갑의 곽부성의 모습이다. 열살 정도 어린 고천락이 더 나이들어 보이고 친구로 나오는 것이 어색하지가 않다. 고천락도 한때 꽃미남 배우였는데 이제는 오십이 넘은 중년 배우가 되었지만 곽부성은 환갑이 되었어도 여전히 젊은 배우 느낌이라니 도대체 비결이 뭘까 너무 궁금하다. 

한편 방중신은 정말 할아버지 같은 모습이 되어버려서 마음이 아프다. 악역을 맡은 유청운은 오랜만에 뒤끝이 없는 처음부터 끝까지 카리스마 있는 악당의 모습을 보여줘서 기분좋게 보았다. 항상 조금은 답답한 느낌의 선한 주연만 하는 것보다는 이런 악역를 보여주는 것도 가끔은 좋은 것 같다.

골든 트라이앵글을 배경으로 한 홍콩 액션 영화가 꽤 있다. 성룡의 폴리스스토리3에서도 중반에 금삼각의 액션 장면이 나오고, 이새봉과 호혜중이 주연을 맡은 금삼각군영회도 떠오른다. 

그 외에도 굉장히 많은 영화가 골든 트라이앵글을 배경으로 영화를 만들었는데, cg를 활용하기는 했지만 전투기까지 등장시켜서 액션 장면을 만든 화이트 스톰3가 아마도 가장 화려한 액션 영화가 아닐까 싶다. 1편에서도 헬리콥터를 등장시켜서 엄청난 액션을 선보인 기억도 나긴하다. 


결론적으로 화이트 스톰3는 꽤 볼만한 홍콩 액션 영화이다. 빠른 전개와 액션으로 가득하고 이야기도 복잡하게 꼬지 않고 중간중간 빠른 편집으로 이해를 돕고 있다. 킬링 타임용으로 만족할만한 작품이다. 

화이트스톰 시리즈 중에서는 1편에 이어서 완성도가 높은 것 같다. 솔직히 2편은 많이 아쉽다. 4편이 나와주면 볼 의향은 있는데, 아마도 안 나오겠지?




댓글 쓰기

다음 이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