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비홍 - 천하지남북영웅 2018

 조문탁이 주연을 맡은 황비홍 - 천하지남북영웅은 본래 제목은 황비홍지남북영웅(黃飛鴻之南北英雄)이다. 국내에 수입이 되면서 천하가 붙여진 것 같은데 왜 그런 건지 모르겠다. 



이 작품은 2018년도에 두 편이 한번에 제작이 된 경우이다. 중국의 OTT 용으로 제작이 되었다고 한다. 조문탁이 1996년 tv 시리즈에서 마지막으로 황비홍을 연기한 후 22년이 흘러 다시금 황비홍 역할을 맡은 작품이다.

1편에 해당하는 것이 황비홍 - 천하지남북영웅이고 2편에 해당하는 작품이 황비홍 - 노해웅풍이다. 

1편의 연출은 임진쇠라는 중국의 젊은 감독이 맡았고, 황비홍 역할의 조문탁 외에는 전부 새로운 캐스팅으로 만들어졌다. 

오랜만에 황비홍 작품이 나와서 찾아보게 되었는데, 순서를 잘 몰라서 2편에 해당하는 황비홍 노해웅풍을 먼저 보고 그 후에 이 작품을 보게 되었다. 사실 순서는 별로 상관이 없다.

영화는 새로운 작품이라기보다는 이전의 서극이 만들었던 황비홍 시리즈의 연장선 상에 있는 느낌이 든다. 가장 유명한 제자인 양관의 캐릭터도 그렇고, 비각칠의 캐릭터도 그렇고 기존의 황비홍 시리즈에서 보여줬던 설정을 그대로 가져와서 재현했다. 

특히 비각칠의 경우에는 90년대 웅흔흔이 연기했던 다리를 약간 절고 고개를 기울이고 있는 모습을 그대로 가져와서 연기한다. 그래서인지 배우가 다를 뿐 이질감이 전혀 없어서 무난한 느낌이었다. 

애초에 기획이 황비홍을 연기했던 조문탁의 복귀작이었을테니 새로운 황비홍을 만들겠다는 것보다는 안전하게 기존의 작품을 그대로 계승한다는 느낌으로 만든 것 같다. 십삼이를 연기한 웨이니 라는 배우 역시 관지림의 느낌이 약간 있는 배우를 고른 느낌이 들기도 했다.

90년대의 황비홍에서는 배우들 중에 가장 어렸던 21살의 조문탁이 이제는 45살이 되었고,다른 배역의 나이대는 어려졌기 때문에 묘한 느낌이다. 당시에는 십삼이를 연기한 관지림이 조문탁보다 10살 연상이었지만 지금은 십삼이를 연기한 웨이니가 조문탁보다 10살이 어리다. 


영화의 줄거리는 약물을 밀수하는 서양인과 그의 세력이 실험을 위해 거리에서 사람을 납치하고 있는데, 그러다 탈출한 이가 황비홍에게 발견되어 치료를 받으면서 시작된다.

본토에서 온 오 사부와 제자들은 불산에 도장을 차리고 황비홍과 교류를 시작하지만 제자들간의 다툼으로 사이가 좋지 않다. 그러다가 실험을 하던 세력이 오 사부의 제자들을 유혹해 약물을 사용하게 만들고 결국 오 사부까지 약물에 중독되는 일이 생긴다. 

약물이 황비홍에 대한 라이벌 감정을 자극하고 이를 주체 못한 오 사부는 황비홍과 대결을 펼치고, 황비홍은 계략에 빠져 총상까지 입고 만다. 

한편 자신이 일하던 병원에서 약물 실험을 하는 것을 발견한 십삼이는 적에게 붙잡히게 되고 이를 알게된 양관과 제자들은 십삼이를 구하기 위해 병원으로 향한다. 그리고 벌어지는 최후의 대결.

기본적인 레퍼런스를 서극이 만들었던 황비홍에서 가져온 탓인지 이야기의 구도는 1991년작 황비홍과 상당히 유사하다. 

양관, 비각칠, 임세영 세 명의 제자들의 아웅다웅 코믹한 투닥거림은 전형적인 느낌이 들지만 자잘한 재미를 주고, 황비홍과 십삼이의 살짝 러브 코믹하면서도 동서양의 대립과 비교를 보여주는 부분도 재미가 있었다. 

모두가 이제는 클래식이 되어버린 서극의 황비홍에서 가져온 것이지만 여전히 재미있게 작동을 한다. 


영화는 전체적으로 무난하지만 그래서인지 영화라기 보다는 TV드라마 같은 느낌이기 들기도 하다. 애초에 OTT용으로 만들어졌으니 큰 욕심이 없었다고는 하지만 아쉬운 느낌이 들기도 하다. 

액션 장면 역시 임팩트가 크거나 화려한 느낌의 액션은 많이 보이지 않았다. 대체로 무난했지만 그래서인지 역시나 TV 드라마를 보는 느낌이 들었다. 후반부의 액션 장면에서는 발차기 순간에 멈춘 채로 360도로 화면이 돈다거나 하는 장면도 있었지만 너무 순식간이었고, 약간은 뜬금없는 느낌도 들었다. 

황비홍이 무영각을 시전하는 장면 역시 너무 중력을 무시한 채 발차기를 하는 바람에 허풍스러운 느낌이 들었다. 사실 이 무영각은 서극의 영화 때부터 말도 안되는 과장된 발차기였지만 그래도 나름 황비홍의 트레이트 마크 같은 느낌의 마지막에 시전을 했는데, 남북영웅에서는 치트키처럼 사용을 해서 당황스러웠다.

그럼에도 전체적으로 무난한 작품이었다. 서극와 이연걸이 함께 했던 그때의 황비홍과는 비교도 안되는 작품이기는 하지만 오랜만에 추억을 되돌릴 수 있는 작품으로는 괜찮았던 것 같다.

조문탁은 직접 제작에도 참여를 하기도 했다고 한다. 2018년에 조문탁은 황비홍 캐릭터를 3번 연기했는데, 두 편의 황비홍 영화와 함께 유진위 감독이 연출을 맡은 쿵후연맹에서도 황비홍의 캐릭터를 연기했다. 쿵후연맹은 현실의 세상에 과거의 무술 영웅을 불러온다는 코미디인데, 조만간 찾아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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