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비홍 노해웅풍 2018

황비홍 노해웅풍은 2018년에 만들어진 조문탁 주연의 황비홍 영화이다. 중년에 접어든 조문탁이 오랜만에 황비홍 캐릭터로 돌아온 작품이다. 중국 본토의 OTT 공개용으로 제작이 되었다고 한다. 

조문탁이 제작에 참여를 했고, 2018년에 두 편이 연이어 제작이 되었다. 1편에 해당하는 작품은 황비홍 - 천하지남북영웅이고, 황비홍 노애웅풍은 2편에 해당하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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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동안 꽤 많은 황비홍 리메이크 작품이 나오긴 했지만 펑위옌이 주연을 맡은 라이즈 오브 더 레전드: 황비홍(2014, 원제 황비홍 영웅유몽) 이외에는 본 기억이 없다.

그러다가 오랜만에 조문탁이 황비홍을 연기하기 때문에 작품이 궁금해저 보았다. 조문탁은 한국에서는 인기가 없다. 황비홍 시리즈 외에는 애초에 큰 인기가 있는 배우도 아니었거니와 한물간 배우이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중국의 어느 방송에서 태권도가 사실은 중국이 기원이라는 말도 안되는 소리를 해서 논란이 일었기 때문에 더 미움을 받는 배우이다.

나도 유튜브에서 그 영상을 접하고 나서는 조문탁에 대한 호감은 완전히 사라졌지만 어린 시절에 좋아하던 황비홍 시리즈에 대한 추억으로 찾아보았다.

황비홍 노해웅풍은 시모노세키조약 이후 중국의 남해안을 노리던 일본과의 대결을 주된 스토리로 하고 있다. 황비홍은 거리에서 사람들을 현혹하는 백련교를 발견하게 되고 백련교의 성모는 황비홍에게 싸움을 건다. 

하지만 황비홍에게 패하고 그의 강함에 호감을 가지게 된다. 백련교를 쳐들어간 황비홍은 백련교주의 사기 행각을 파헤치고 백련교에 현혹되어 딸의 병세가 악화시키게 두었던 이를 구해준다. 

한편 백련교의 성모는 사실 일본인으로 중국을 침공하려는 일본 세력의 부두목이었다. 두목인 핫토리는 일본의 세력을 확장하려고 하고 그러면서 황비홍과 격돌하게 된다는 내용이다.

황비홍 노해웅풍의 감독은 맡은 맥자선은 편집자로 잘 알려진 감독이다. 8,90년대 홍콩에서 다양한 히트작의 편집자로 참여를 했다. 90년대 서극의 황비홍 시리즈 역시 그가 편집을 했다. 

그러나 편집자로서는 대단할지 모르지만 황비홍 노해웅풍은 90년대의 황비홍 시리즈에는 한참이나 미치지 못한다. 그냥 어중간한 TV 드라마의 느낌이다. 아마도 OTT 공개용 영화의 한계일 것이다.

영화의 완성도가 아쉬운 것과 별개로 액션 장면도 기대보다 못하다. 90년대 당시 서극은 황비홍을 9부작으로 완성하려고 했다. 하지만  캐스팅 문제로 여러 문제가 있었고, 4, 5편의 흥행 실패로 서극의 거대한 구상은 결국 TV 드라마로 마무리지어졌다. 

황비홍 노해웅풍은 딱 그 시절 tv 드라마판의 조문탁의 황비홍 시리즈의 연장같은 느낌이다. 영화의 만듦새는 거의 비슷한다. 그 시절의 tv 드라마가 더 원대한 주제가 있어서 좋았던 것 같기도 하다.


초반에 거리에서 백련교와 맞부딪히는 장면은 조문탁이 주연을 맡았던 황비홍4왕자지풍(1993)을 떠올리게 하고, 백련교의 본거지를 찾아가 섬멸을 하는 부분의 연출은 황비홍2남아당자강(1992)를 떠올리게 한다. 분위기는 물론 액션 장면도 그 시절의 영화를 연상케한다. 

애초에 그 시절의 작품을 레퍼런스로 해서 이어지는 느낌으로 만들었으니 이상할 것은 없지만 그래도 30년전 영화보다 못한 느낌이 든다. 어쩌면 편집자로 유명했던 감독이 그 시절에 본인이 했던 작업들을 다시금 가져다가 짜깁기했을지도 모르겠다. 

거의 리메이크에 가까운 작품인 것처럼 느껴질 정도로 영화의 많은 장면이 이전의 홍콩 영화에서 베껴왔다. 일본인이 개와 중국인은 출입금지라는 팻말을 걸어둔 장면은 이소룡의 정무문(1973)에서 등장한 이후로 정말 많은 홍콩 영화에서 베껴대던 클리쉐인데, 이 영화에도 그대로 등장한다. 

​영화 후반부에서는 황비홍이 목욕을 하고 있는 백련교 성모의 처소에 몰래 침입을 해서 공격하는 장면이 나온다. 이게 중국의 영웅 황비홍의 캐릭터에 맞는 행동인지 모르겠다. 목욕할 때 몰래 쳐들어가 놓고는 놀래서 고개를 돌리는 이중적인 모습을 보자는 한숨이 나온다. 

황비홍의 제자인 아소와 임세영이 일본 기생을 보러 홍등가에 놀러간다. 그래놓고 개와 중국인은 출입금지라는 표지를 보고 분노를 한다. 하반신은 친일이고 머리는 반일이다. 캐릭터 묘사가 너무 형편없다.

그렇지만 백련교 성모 역의 여배우는 이뻤다....

영화는 평범한 무협 액션 영화이다. 최근 중국 영화는 제작비도 풍성하고 여러 가지로 풍요로운 환경에서 만들어지는 것 같은데, 결과물은 기대 이하인 경우가 많아서 아쉽다. 

황비홍 노해웅풍도 캐릭터에 대한 고민없이 적당히 이것저것을 버무려서 만든 느낌이다. 찬란한 홍콩 영화의 전성기 시절은 없고 중국 영화의 허술함이 느껴지는 작품이었다 

한편 조문탁은 오랜만에 황비홍을 연기한 것 이외에도 유진위 감독의 쿵후연맹(2018)에서도 황비홍으로 등장한다. 유진위 감독의 코미디 영화인데 아직 보지 못했지만 쿵후를 좋아하는 소년이 신비의 힘으로 정무문의 진진이라던가 엽문이라던가 황비홍이라던가 유명한 이들을 현대로 불러 모은다는 꿈같은 스토리인데, 조만간에 찾아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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