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탐 마여룡 1991

1991년 홍콩에서 제작된 영화 '신탐 마여룡'은 진가상 감독이 연출한 작품이다. 진가상 감독은 주성치의 도학위룡 시리즈를 만든 감독으로 기억하고 있다. 

그 시절에 비디오샵에서 비디오 커버를 본 기억은 있는데, 주인공이 누군지도 모르는 사람이라서 관지림과 이지가 나옴에도 불구하고 패스한 작품이었는데, 몇십년이 지난 후에 왓챠에 아카이빙이 되어 있어서 찾아보게 되었다.


검색을 해보니 이 작품은 홍콩 영화사에서 나름 의미가 있는 작품이라고 한다. 그러니까 1990년대 초에 동시녹음으로 촬영이 된 최초의 홍콩 영화 중에 하나라고 한다.

그 시절 홍콩 영화는 후시녹음이 기본이어서 배우별로 담당 성우가 따로 있었다고 한다. 홍콩 만이 아니라 우리 나라를 비롯한 대부분의 나라가 후시 녹음이던 시절이었을 거다.

영화를 보고 나니 왜 이제야 봤나 싶은 아쉬움이 있다. 영화가 대단하거나 그런 것이 아니다. 주연을 맡은 두 여배우 관지림과 이지의 미모가 가장 빛나던 시절의 영화라서 그렇다. 뒤늦게 본 소심간첩(1990)에서의 이지가 너무 매력적이어서 뒤늦게 본 걸 후회했는데 같은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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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주인공은 실수를 연발하는 홍콩 경찰 마여룡(정단서)다. 부패한 고위 사업가 차오(유송인)가 도시 계획관 마유유(양가휘)를 매수해 자신의 필요에 맞는 도로를 건설하도록 했는데, 우연히 마유유와 만난 후에 그가 살해당한 것을 알게 된다. 그리고 마유유의 죽음에 연루된 의혹을 조사하기 위해 위장 잠입한다.

마여룡에게는 그를 쫓아다니는 집안 정해준 약혼녀(이지)가 있는데, 마유유의 사건을 수사하던 중에 고등학교 시절 마유유의 연인이었던, 그리고 그 시절에 자신이 짝사랑하던 줄리아(관지림)를 만나게 된다. 줄리아는 마여룡에게 차오로부터 돈을 사기 치는 것을 도와달라고 요청하면서 이야기는 더욱 복잡해진다.


기본적으로 신탐 마여룡은 코미디다. 설정은 형사의 잠입수사 형식이지만 기본적으로 주연을 맡은 정단서의 코미디로 이야기가 진행이 된다. 그리고 그의 주위에 관지림과 이지라는 매혹적인 미녀 배우가 있고, 그 뒤편으로 양가휘와 유송인, 이자웅이라는 연기파 미남배우가 자리잡고 있다.

동시녹음을 한 이유는 정단서와 배우들간의 주고받는 여러 코믹한 대사 때문일 것 같다. 언어의 차이와 시간이 오래 흐른 뒤이기 때문인지 대부분의 유머는 잘 와닿지 않는다. 그럼에도 관지림과 이지의 미모를 혹해서 스토리를 따라가다 보면 제법 독특한 느낌을 받게 된다. 

진가상 감독은 조금 독특한 유머 감각을 가진 감독인 것 같다. 왕정이나 유진위 혹은 이력지와는 다른 느낌의 코미디를 만든다. 막 웃음이 터지는 그런 장면은 없지만 관객의 시선을 놓치지 않게 이어가는 능력은 있는 것 같다. 그런 그의 능력이 주성치와 만나 도학위룡을 탄생시키지 않았나 싶기도 하다.


주연을 맡은 정단서는 당시 인기 급상승 중인 배우라고 한다. 당시 정단서는 진가상 감독과 함께 독특한 홍콩 코미디를 찍었는데, 소심한 남편의 이야기를 다룬 소남인주기(국내명 사랑과 우정)이 대표작이다. 

소심한 남자 캐릭터로 인기를 얻게 되자 정단서는 본인의 이미지를 활용한 작품을 연이어 찍었는데 신탐 마여룡도 그런 작품 중의 하나인 것 같다. 소남인주기는 속편이 여러 나왓다.

조연으로 등장한 양가휘와 악역으로 등장한 유송인의 모습이 신선했습니다. 반대로 이자웅은 선역의 형사로 등장했다. 정단서가 코미디를 선보이기 때문인지 대비를 위해 세 명 모두 진지하게 연기를 한다. 

한번에 쭉 보지 못하고 여러번 끊어서 보았지만 찾아보길 잘한 느낌이었다. 나름 시간을 잘 때운 느낌이다.

최근 OTT 플랫폼에 지나간 홍콩 영화가 많이 아카이빙이 되어 있어서 하나둘 찾아보고 있는데, 신탐 마여룡도 그 시절 감성에 잠겨 시간을 보내기 좋은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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