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 홍콩 쪽 소식을 보다가 마음이 좀 내려앉았어요. 팬들 사이에서 '사형(四哥)'으로 불리던 원로 배우 사현(謝賢·Patrick Tse)이 세상을 떠났다는 부고가 올라왔더라구요.
향년 89세였어요. 아들 사정봉(니콜라스 체·謝霆鋒)과 딸 셰팅팅이 함께 부고를 냈고, 가족이 지켜보는 가운데 조용히 눈을 감았다고 해요. 홍콩 매체들은 폐렴에 여러 기저질환이 겹쳤다고 전했는데, 임종 직전엔 중국 본토에서 일하던 사정봉이 급히 홍콩으로 돌아와 아버지의 마지막을 지켰다고 하네요.
사현은 1953년 연기 훈련반으로 출발한 홍콩 연예계의 산증인이에요. 드라마 《천왕지왕》 《만수천산총시정》으로 안방을 사로잡았고, 1960년엔 영화판 《신조협려》에서 스크린 최초의 양과를 연기했죠. 조금 뒤 세대에겐 《소림축구》 속 얄미운 구단주 얼굴로도 익숙할 거예요.
저한테는 오리지널 영웅본색의 주인공으로도 기억됩니다.
개인적으로는 그의 말년이 참 근사했다고 생각해요. 2019년 제38회 홍콩 금상장에서 종신공로상을 받더니, 2022년엔 《살출개황혼(殺出個黃昏)》으로 85세에 남우주연상을 거머쥐었거든요. 홍콩 영화사를 통틀어 가장 나이 많은 영제 기록이었어요.
사생활로는 배우 데보라(狄波拉)와의 결혼이 유명했고, 두 사람 사이에서 사정봉 남매가 태어났습니다. 유족에 따르면 그는 사람들이 자기 웃는 얼굴만 기억해줬으면 좋겠다는 뜻을 남겼다고 해요.
화려한 화제도, 뒤늦게 품에 안은 영제 트로피도 다 내려놓고 웃음으로 남고 싶다는 그 마음이 어쩐지 그 세대 홍콩 스타답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한 시대가 또 이렇게 저물어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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