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시선생4 : 강시숙숙 1988 - 시리즈 마지막 작품

 강시숙숙은 강시선생 시리즈의 마지막 편이에요. 홍금보의 보화 프로덕션에서 만들어진 강시선생 시리즈는 강시선생, 강시가족, 영환도사, 강시숙숙이 있어요. 개인적으로는 1, 2편은 당시에 보았지만 3, 4편을 보지 못했다가 최근에 OTT에 올라온 작품을 뒤늦게 찾아보게 되었어요. 

강시숙숙


3편에 해당하는 영환도사를 즐겁게 보았기 때문에 강시숙숙도 기분좋게 찾아보았는데, 개인적으로는 1편인 강시선생 다음으로 재미있게 보았어요. 

국내에서 개봉할 때는 영환선생4라는 제목으로 개봉했었나봐요. 당시의 복잡한 제목의 계보가 역시 홍콩영화 시리즈 답구나 라는 생각이 드네요. 

일단은 영환도사에 비해서 영화의 잔인도가 낮아요. 그로데스크한 장면이 상대적으로 적고, 소동극이 이어지는 느낌이어서 웃으면서 보았어요.

강시숙숙


강시숙숙 제작 비하인드 

강시선생으로 강시 붐이 일었다고 하지만 실질적으로 장르로서 반응이 온 작품은 강시가족이라고 해요. 강시가족에 나왔던 꼬마 강시의 캐릭터가 인기를 끌면서 강시 영화 장르가 본격적으로 자리잡았다고 하네요. 

강시가족



이 꼬마 강시는 대만의 헬로강시가 더 원조가 아닐까 싶기는 해요. 강시선생 히트 이후에 대만에서 만든 강시소자가 일본에서 반응이 와서 시리즈로 제작이 되었고, 아예 일본의 투자를 받아서 TV시리즈로 만들기도 했다고 들었거든요. 강시 장르는 워낙 복잡하고 다양해서 매니아 분들이 더 잘 알 것 같아요. 

강시소자


그렇게 강시 장르의 인기가 폭발하자 아류작도 나오고 여러 범주로 변형된 하위 장르도 나오게 되었는데, 그 중에서 유진위, 왕가위 콤비가 만든 맹귀차관, 맹귀학당, 맹귀대하 시리즈가 히트하면서 흥행 라이벌로 등장하게 되요.

맹귀차관



당시 골든 하베스트는 자신들이 발굴한 강시 장르의 우위를 점하기 위해서 임정영에게 영화사를 차리도록 해요. 골든 하베스트는 영화가 히트하고 스타가 떠오르면 그 스타에게 영화사를 차려주고 알아서 제작을 하게 해서 배급을 맡는 형식으로 발전을 해온 영화사였어요. 

모든 것을 갖춘 거대한 영화사 쇼 브라더스의 공장식 영화 생산에 맞서기 위한 선택이었는데, 이소룡, 허관영, 성룡, 홍금보 등등 새로운 스타가 나올 때마다 이 방식을 활용해서 성공을 거두었죠. 

임정영이 영환도사라는 캐릭터로 스타가 되자 역시 같은 방식으로 제의를 한 거였는데, 임정영은 대로전영공사라는 영화사를 차리고 직접 제작과 감독을 한 영화를 만들고 있었어요. 바로 일미도인이라는 작품이에요. 

일미도인



국내에서는 강시선생:일미도인이라는 제목으로 강시선생 시리즈의 하나처럼 소개가 되었는데, 이 작품은 임정영의 영화사에서 만든 외전 같은 작품이에요. 

일미도인은 임정영의 감독 데뷔작이고 연출이 처음이었기 때문에 제작이 거의 1년 가까이 걸렸다고 해요. 자세한 이야기는 일미도인 감상 때 하고, 그러다 보니 강시숙숙의 촬영 기간과 겹치게 되었어요.

본래는 임정영과 전소호가 나왔으면 했는데, 일미도인 제작 쪽으로 가버리게 되자 대신에 1편 강시선생에 잠시 나왔던 또다른 도사였던 사목도장 진우가 주연으로 나오게 되요. 




그리고 진우의 제자로 전가락이 나오게 된 거에요. 전가락은 전소호의 동생이기도 하고 당시 홍가반의 막내로 엄청난 스턴트를 펼치고 있었죠. 

이려진과 전소호, 강시



촬영은 반년 정도 걸렸다고 해요. 영화 속 스토리를 살펴보면 서로 마주보고 있는 두 집, 그러니까 진우와 우마 두 도사의 집을 배경으로 벌어지는 소동극이 주요 내용이거든요.

초반에 강시를 끌고 이동을 하고, 중간에 귀신을 만나거나 하는 도입부가 있기는 하지만 주요 사건은 두 집을 배경으로 벌어져요.

강시숙숙 주연 배우들

진우의 제자로 등장한 전가락은 홍가반 소속으로 스턴트 더블을 하거나 엑스트라를 하거나 잘해야 주인공 친구 같은 조연을 했는데, 이번 작품이 거의 첫 주연 작품이었다고 해요.

잘생긴 형 전소호가 홍금보를 만나자마자 캐스팅이 되어 강시선생에 출연한 것을 떠올려보면 전가락은 많이 늦은 감이 있어요. 하지만 이 작품을 계기로 이려진과 사귀게 되어서 2년 정도 연애를 했다고 해요.




이려진은 개심귀 시리즈를 비롯해서 다양한 영화에 출연하던 하이틴 스타였어요. 제 기억으로는 키스 미 굿바이라는 작품에서 같이 공연한 남자 배우와 사귀기도 했던 걸로 아는데, 강시숙숙에서도 전가락와 알콩달콩 소동극을 벌이면서 눈이 맞았나봐요.  

초반에 귀신 역으로 카메오 출연을 한 왕옥환은 한국과 중국의 혼혈로 한국에서 고등학교까지 다니고 대만 대학교를 갔다가 홍콩으로 진출해 배우가 되신 분이더라구요. 

이미 2편인 강시가족에서 강시 엄마를 연기하고, 3편인 영환도사에서는 빌런 주술사로 등장했었죠. 한국분이었다고 하니 신기하네요. 오마와 오랫동안 사귀었다고도 해요. 나이차이가 꽤 있는데...

왕옥환



그 외에 영화의 액션 안무를 담당한 원화가 내시 캐릭터로 나와 코믹한 연기를 펼쳐요. 액션 없이 그냥 내시 연기만 보여줘요. 그러다가 강시가 되기는 하지만 1편에서 강력한 강시를 연기했던 것을 떠올려 보면 의외의 연기 변신이었어요. 

강시숙숙 스토리

영화는 절반으로 나뉘어서 초반은 각 캐릭터의 소개를 하면서 서로 마주본 두 집으로 배우들이 모이고 나서 벌어지는 소동극이 나와요. 라이벌 의식이 강한 오마와 진우, 그리고 각각의 제자 전가락과 이려진의 슬랩스틱 코미디가 펼쳐져요. 

강시숙숙



후반이 되면 사제 도사 천학도장 종발이 왕족인 강시를 싣고 이동하던 와중에 번개가 치면서 강시가 깨어나게 되고 그로 인해 벌어지는 강시 퇴치 소동극이에요.

사실 영화의 스케일은 작은 편이에요. 두 집을 배경으로 하고 있고, 등장인물도 많은 편이 아니에요. 두 도사와 두 제자 중심으로 이야기가 진행이 되고, 나머지는 곁가지 느낌이 좀 있어요. 

대신에 배우 4명에게 집중이 되어 있기 때문에 다른 생각할 필요가 없이 저들이 펼치는 슬랩스틱 코미디를 즐기기만 하면 되서 마음이 편했어요.

전가락에게 인공호흡하는 원화


후반부에는 강시를 잡기 위해서 바닥에 엿을 발라두었는데, 다같이 그 위로 올라가게 되어서 벌어지는 슬랩스틱 장면이 상당히 재미있었어요. 연출을 맡은 유관위 감독이 아이디어를 떠올려서 시내에서 엿이란 엿은 다 사다가 세트장에 발랐다고 하네요. 

당시 홍콩은 개봉 전주의 심야 상영을 통해서 관객 반응을 체크했다고 하는데, 저 장면에서 객석 반응이 장난 아니었다고 해요. 맹귀 시리즈를 만들었던 유진위 감독도 당시에 영화를 보고 칭찬을 했다고 해요. 유진위 감독도 비슷한 아이디어를 떠올렸는데, 선수를 쳤다는 표현을 하기도 했어요. 

이후에 이 아이디어는 꽤 여러 영화의 액션 장면에서 활용이 되었어요. 성룡의 신화에서도 컨베이어 벨트 위에서 발바닥이 붙은 채 싸우던 장면이 기억에 남네요. 



강시숙숙은 임정영도 전소호도 나오지 않아서 재미없을 것 같았는데, 막상 영화를 보니 마지막까지 입가에 미소를 지으며 재미나게 보았어요. 

당시 22살의 전가락은 활기찬 모습으로 형 전소호 못지 않게 제자 연기를 잘한 것 같고, 이려진 역시 이런 소동극 연기는 익숙해서인지 무던하게 잘 스며든 것 같아요. 

진우와 오마는 아주 능수능란하게 연기를 펼쳐보이며 화면을 주도하네요. 특히 진우의 코믹 연기가 좋았어요. 개인적으로는 주성치의 무적행운성에서의 모습이 기억에 남아요. 감독까지 했던 작품이죠.

진우는 이 작품으로 사목도장이라는 캐릭터로 인지도가 생겨서 나중에 강시 리거 모티스라는 강시 메타 영화에서 실제 이름으로 등장하기도 하죠. 

강시 리거 모티스



전소호 역시 실제 이름으로 주연으로 출연해서 강시 장르에 대한 회한과 존경을 동시에 바치는 영화에요.  이후 진우 선생은 중국 본토의 웹 영화 시장에서 다시금 사목도장 도사 연기를 하면서 말년을 보내고 계시죠. 

검색을 해보니 당시 66세의 나이에 사목선생, 사목대사라는 작품에 출연했네요. 55세의 전소호와 함께요. 지금은 칠십이 넘으셨네요. 

사목선생



시간이 되면 최근에 나오는 본토의 강시 장르의 웹무비도 찾아보고 싶기는 한데, 찾아보니 웨이브와 티빙에 잔뜩 올라와 있기는 한데, 완성도가 처참할 것 같다는 것은 이미 신 강시선생을 보면서 경험을 한지라 어떨지 모르겠네요.

여하튼 강시숙숙은 너무 늦게 찾아본 그 시절 강시 영화였지만 미소를 지으며 행복하게 본 영화였어요. 세월이 흘러 바래었지만 여전한 재미를 가진 작품이었어요.

한편 영화 중반에 천학도장 역의 종발이 강시에게 당하고 마는 장면에서 신념에 찬 도사 연기를 너무 실감나게 한 탓인지 천학도장의 사망 장면이 중국 본토에서 밈이 되어서 인기가 생겼다고 해요. 

덕분에 칠십이 넘으신 종발 선생께서 천학도장 캐릭터를 주연으로 한 웹 영화 두편을 찍으셨다고 하네요. 무산숙숙과 천학선생이라는 작품인데, 유튜브에 검색을 해보니 작품이 보이네요. 

그 시절의 혈기 넘치는 모습은 사라지고 노인이 되셨지만 화면 속 열연을 펼치는 모습이 인상적이네요.




중국의 인구빨 덕분이겠지만 강시 영화 같은 하위 장르의 영화가 꾸준히 OTT 웹 영화로 제작되는 게 어떤 의미에서 부럽기도 하네요. 

다음으로 일미도인을 봐야겠네요. 구마경찰이나 음악강시 같은 다른 강시 영화도 궁금한데, 국내 OTT에는 일미도인 밖에 없네요. 국내에서 시청이 가능한 마지막 강시 영화인듯. 그 시절 강시 영화는 어디서 봐야할려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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