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거장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신작 《재생가족》 홍보차 홍콩을 찾았는데, 상영 후 토크와 인터뷰에서 홍콩영화 이야기를 꽤 풀어놨다고 하더라구요. 팬으로서 반가운 소식이라 정리해봤어요.
먼저 요즘 화제였던 《구룡성채지위성》 이야기가 나왔어요. 고레에다 감독은 일본 극장에서 직접 이 영화를 봤고, 그런 열혈적인 감정의 홍콩영화를 정말 좋아한다고 했네요.
흥미로운 건, 정작 자기는 그런 영화를 만들 수가 없어서 그냥 팬으로서 즐길 뿐이라고 솔직하게 말한 부분이에요. 거장의 입에서 나온 말이라 더 와닿더라구요.
특히 주윤발 이야기가 인상적이었어요. 감독은 두기봉 감독의 1989년작 《아랑적고사》를 콕 집으면서, 이 시절의 주윤발을 너무 좋아한다고 했어요.
영화 속에서 멋있으면서도 동시에 비참한 그 모습이 섹시하고 매력적이라, 말로 표현하기가 어렵다고 하더라구요. 부성애와 쓸쓸함이 뒤섞인 그 캐릭터를 '섹시하다'고 풀어낸 게 참 고레에다답다 싶었어요.
왕가위 감독 이야기도 빠지지 않았는데, 《화양연화》를 언급하며 성숙한 어른의 사랑 영화를 언젠가 직접 만들어보고 싶다는 바람을 내비쳤어요.
장국영, 양조위, 왕페이, 장만옥 같은 배우들도 다 영화를 통해 알게 됐다고 하니, 8090 홍콩영화가 한 시대 영화팬들에게 어떤 자장을 남겼는지 새삼 느껴지네요.
개인적으로는 《아랑적고사》를 고른 안목이 인상 깊었어요. 화려한 영웅물이 아니라 묵직하고 슬픈 부성애 드라마에서 주윤발의 매력을 읽어낸 거니까요. 거장이 보는 우리의 옛 별들, 괜히 마음이 뭉클해지는 소식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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