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연예계 소식을 살피다가 마음이 뭉클해지는 기사를 하나 봤어요. 홍콩 연극·방송계의 대부로 불린 종경휘(鍾景輝), 우리에게는 'King Sir'라는 애칭으로 더 익숙한 분의 안식 예배가 지난 7월 4일에 열렸다는 소식이었어요.
King Sir는 지난달 3일 자택에서 89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고 해요. 홍콩 공연예술계에서 그가 차지하는 자리는 정말 특별했더라구요.
7월 4일 오전, 구룡성 침신회(교회)에서 열린 안식 예배에는 홍콩영화를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반가울 얼굴들이 한자리에 모였어요. 주윤발과 유덕화가 조문했고, 왕명전, 두기봉 감독, 소옥화, Beyond의 황관중, 그리고 문화체육관광국장까지 자리를 함께했다고 하네요.
운구는 그의 제자인 배우 사군호가 맡았는데, 뒤를 이을 사람이 있다(後繼有人)는 그의 말이 유독 마음에 남더라구요.
제자 대표로 나선 왕조람은 King Sir가 늘 강조했다는 가르침 '4개의 D'를 회상했어요. 동력(Drive), 규율(Discipline), 근면(Diligent), 그리고 결심·헌신(Determination·Dedication)이었죠. 그러면서 King Sir가 없었다면 오늘의 홍콩 영상업계도 없었을 거라고 했다고 해요.
부의금은 유족의 뜻에 따라 전액 홍콩연예학원(HKAPA)의 '종경휘 기념 장학금'으로 기부돼, 다음 세대 공연예술인을 키우는 데 쓰인다고 합니다. 마지막까지 후배들을 생각한 셈이라 더 뭉클했어요.
개인적으로 King Sir 하면 역시 주윤발이 떠올라요. 젊은 날의 주윤발이 TVB 연기훈련반에 들어갈 때, 여러 반대를 무릅쓰고 그를 뽑아준 사람이 바로 King Sir였다고 하니까요. 그 한 번의 선택이 훗날 우리가 아는 그 카리스마를 만든 셈이라 생각하면 새삼 마음이 저릿해지네요.
오는 7월 15일에는 추도회와 전시회도 열린다고 해요. 한 시대를 키워낸 스승을, 그가 길러낸 스타들이 배웅하는 풍경. 홍콩영화 팬으로서 오래 기억하고 싶은 장면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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