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쌍향포는 오요한과 잠건훈이 주연을 맡은 홍콩 코믹 액션물이에요. 1984년 작품으로 홍금보가 제작을 하고 장동조 감독이 연출을 맡았어요. 이 영화가 눈에 띈 것은 티빙의 아카이브를 훑어보다가 이 둘의 주연 작품이 꽤 여럿이 있다는 것을 발견했기 때문이에요.
신용쌍향포, 지용삼보, 쌍용출해, 쌍용토주가 있더라구요. 설마 이 이상한 두 사람의 주연 영화가 이렇게 흥행을 했단 말이야? 라는 생각에 검색을 해보니 정말로 흥행을 한 거에요. 그래서 호기심을 이기지 못하게 보게 되었어요.
신용쌍향포는 직역하자면 용감한 두 속사포를 뜻하는데, 주연을 맡은 오요한과 잠건훈을 의미하는 것 같아요. 영문제인 Pom Pom은 속사포를 의미한다고 해요. 제목 그대로에요.
신용쌍향포는 폴리스 액션을 표방하고 있지만 코미디 영화이기 때문에 큰 스토리가 없어요. 영화 시작의 인질극 사건과 영화 엔딩의 액션 장면을 제외하고는 경찰서와 집을 오가면서 이러저러한 코믹한 에피소드가 이어지는 시트콤과 같은 구성을 하고 있어요.
오프닝과 함께 인질극 상황을 코믹하게 보여주면서 형사반의 콤비 베토벤과 아추를 소개한 후에는 동료 경찰들이 하나둘 나와서 코미디를 보여주고, 여자 상사인 엽덕한과 러브 코미디를 보여주다가 마지막 15분 정도를 남기고 급하게 액션을 펼치며 마무리해요.
오요한과 잠건훈은 오복성의 멤버로 기억하고 있어요. 오복성은 80년대를 대표하는 홍콩의 코믹 액션 시리즈에요. 감독은 홍금보이고 오복성은 주인공으로 나오는 다섯명의 캐릭터를 일컫는 말이에요. 오복성 멤버는 후속 시리즈가 나오면서 멤버가 조금씩 바뀌었는데, 오리지널 오복성의 멤버였던 잠건훈은 속편에서 빠지고 증지위가 들어갔었죠.
그래서인지 영화 중간에 오요한과 잠건훈을 제외한 나머지 멤버 3명이 오복성 캐릭터 그대로 등장을 해요. 무심코 보고 있다가 그 장면을 보고 웃음을 터트렸네요. 세계관을 공유하는 저런 장면을 80년대 영화에서도 보게 될 줄은 몰랐어요.
여성 상관으로 등장하는 엽덕한과 오요한이 사랑에 빠지게 된다는 설정은 80년대 홍콩 코미디 영화에서 진짜 질릴 정도로 자주 보던 클리쉐 같아요. 괄괄한 여자 상관을 남자의 매력으로 고분고분하게 만든다는 가부장적이고 마초적인 느낌의 설정이 80년대 영화에는 많았던 같아요. 시대적 특징일려나요.
엽덕한은 유덕화 주연의 법내정, 법외정 시리즈에서 어머니로 등장하고 그 외의 여러 영화에서 비슷한 느낌으로 나와서 연기파로만 기억을 했는데, 오요한과 커플로 등장해서 여성여성한 연기를 하는 모습이 생경스러웠어요. 오요한도 콧수염의 웃긴 아저씨라는 느낌 밖에 없어서 둘의 러브러브 코미디가 좀 버거웠어요. ㅎ
연출을 맡은 장동조 감독은 홍콩영화감독 협회장을 지니기도 한 노장 감독이에요. 신용쌍향포는 그런 장동조 감독의 초창기 흥행작이에요. 장동조 감독은 신용쌍향포의 흥행 이후에 비슷한 속편인 개심삼향포도 만들기도 했어요. 후에는 신용쌍향포속집을 만들기도 했구요.
영화에서 눈에 띄는 존재는 영화 중간에 소동을 일으키는 술집녀로 등장하는 온벽화에요. 온벽하는 80년대를 대표하는 미녀 배우이기도 하고 2025년 현재까지도 활동하고 있어요. 최근에는 자신의 80년대 히트작의 속편 같은 느낌으로 그 시절을 돌아보는 Lonely Eighteen 我们的十八岁를 제작해서 호평을 받기도 했어요.
온벽화는 술집녀 캐릭터로 등장해 영화 내내 황당한 캐릭터 연기를 선보여요. 같은 해에 출연한 에버래스팅 러브에서는 유덕화와 함께 절절한 80년대 신파 러브 스토리를 선보였는데, 신용쌍향포는 막가는 캐릭터를 재미있게 표현한 것 같아요. 아재들만 가득한 영화에서 한줄기 빛같은 느낌으로 영화를 계속 볼수 있어서 감사한 느낌. 찾아보니 당시 17세 였네요.
신용쌍향포는 주인공 2명이 볼품없는 아재라는 점을 제외하면 전형적인 80년대 홍콩 코믹 액션입니다. 그 시절의 감독이나 작가들이 그 시절의 홍콩 영화를 돌아보며 이야기를 나누는 유튜브 채널을 자주 보는데, 80년대 초반은 신기하게도 못생긴 배우들이 인기가 많았던 시절이라고 하네요. 웃기기만 한다면야 얼굴은 상관이 없었던 걸까요? 하지만 누구보다 많이 웃기는 차은우 같은 개그맨을 떠올려보면 얼굴은 중요할 것 같은데....
신용쌍향포는 홍콩 박스오피스에서는 오복성 못지 않은 흥행을 했어요. 물론 오복성은 한국을 비롯해서 일본 등 아시아 전역에 히트를 했지만 홍콩에서는 차이가 없는 게 신기하네요.
홍금보의 덕보 영화사에서 제작을 했고, 오복성 흥행 이후에 나온 작품이기 때문에 성룡과 원표 등 홍금보 사단이 총출동해서 카메오로 등장해요. 아무리 그래도 성룡까지 나오다니 도대체 이 못생긴 아재 둘의 영화를 얼마나 밀어준 건지 모르겠네요. 홍가반이 액션 연출을 맡았기 때문에 무려 적위가 악당으로 등장하기도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