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정쾌서는 진훈기가 연출을 하고 여명, 주혜민, 진훈기가 주연을 맡은 액션 코미디 영화에요. 어릴 적, 그 시절에 비디오로 빌려본 기억이 있는데, 웨이브의 홍콩 영화 아카이브를 하나씩 살펴보던 중에 발견을 해서 오랜만에 다시 보았어요.
종초홍이 주연을 맡았던 마담 갱이 재미있었기 때문에 진훈기 감독을 기억해두고 있다가 치정쾌서 비디오 커버를 보면서 재미를 확신하고 빌렸던 기억이 있어요. 용등사해에서 멋진 조연으로 나왔던 여명도 괜찮았던 기억도 있구요. 이 영화를 통해서 주혜민에 대해서 알게 되었어요.
영화는 조직의 보스인 정측사가 애지중지하는 딸 주혜민이 남자친구 여명과 함께 홍콩에 오는 사실에 분노하면서 시작해요. 조직 보스인 그에게 싱가폴 경찰인 여명은 성에 차지 않는 인물이죠. 오른팔 변호사를 시켜 부하들을 보내서 여명을 혼내고 딸만 데려오게 해요.
도로 한복판에서 여친을 잃은 여명은 오랜 친구인 진훈기를 찾아가는데, 그러던 와중에 소매치기 곽수운을 알게 되요. 곽수운은 여명과 주혜민을 갈라놓기 위해 오른팔 변호사가 심어놓은 거였죠. 작전이 성공하고 주혜민은 여명이 곽수운과 바람을 피었다고 생각하게 되요.
한편 조직의 라이벌 조직이 공격을 해오고 정측사는 저들에게 절명하고 말아요. 주혜민은 조직을 이어받고 라이벌과 대결을 벌이게 되고, 그녀를 구하기 위해 여명이 움직입니다.
라는 스토리인데, 기본적으로 여명과 주혜민의 사이를 갈라놓으려는 아버지 정측사와 오른팔 변호사의 공작, 그로 인해 생기는 이러저러한 사건이 초중반의 주요 내용이에요. 후반에는 액션을 위한 빌드업으로 라이벌 조직이 등장해 싸우게 되죠.
이번에 다시 영화를 보면서 느낀 것은 역시나 과격하기 짝이 없는 그 시절 홍콩 액션의 감수성이네요. 그리고 이야기의 설정과 전개가 급작스럽다는 점이네요.
최근에 그 시절 홍콩 영화인들이 하는 유튜브 채널을 보고 있는데, 그때는 워낙 공장식으로 영화를 쏟아내다 보니 이야기의 구성을 신경쓸 여력이 없었다고 해요. 그 시절에는 그런 노력 자체를 아예 안했다는 식으로도 말하고, 지금 돌아보면 그때는 왜 그랬는지 모르겠다고, 그냥 대충 넘어가는 분위기였다고 회고하더라구요.
그럼에도 치정쾌서는 흡입력이 강했는데, 일단 액션이 좋아요. 진훈기 감독 특유의 과격한 액션이 있어요. 초중반의 쿵후를 기반으로 한 액션도 괜찮았지만 중후반부터 펼쳐지는 총격전이라던가 레이싱카를 이용한 폭발 장면 등등은 거친 편집만큼이나 강렬한 느낌을 주더라구요.
영화를 보면서 그래, 내가 이 맛에 진훈기 감독 작품을 찾아봤었지. 싶었어요. 특히나 가녀린 주혜민까지도 댐에 매달리는 장면에 참여한 것을 보면서 그 시절 홍콩 스턴트의 대담함에 혀를 내두르게 하네요. 무술감독은 풍극안이 맡았어요.
그 시절 홍콩 액션의 특징인 악역으로 등장하는 서양인 액션 배우들도 눈에 띄는데, 킴 마리 펜이 금발의 스나이퍼로 등장해 진훈기와 액션을 펼치는 게 멋졌어요. 돌이켜보면 금발 액션 여배우가 많았네요. 신시아 로스록만큼 성공한 배우는 없었지만 킴 마리 펜도 그렇고 소피아 크로포트도 그렇고 챔피온 출신의 실력파가 많았네요.
마지막 보스로 서소강이 등장하는데, 특별 출연인 건지 스토리 상으로는 조금 뜬금없이 등장하네요. 저 정도의 성격파 악역 배우가 빌드업도 없이 갑자기 등장한다고? 그런데 그 시절 홍콩 액션 영화들을 보면 이런 경우가 많았어요. 흑해출격에서의 뜬금없는 양가인처럼요.그리고 그때는 몰랐는데 조연으로 등장한 곽수운이 이쁘다는 사실. 검색을 해보니 전소호와 결혼을 했다가 이혼을 했네요. 영화 내내 보디콘을 입고, 중간에는 여명과 거품 목욕을 하는 장면도 나오는데, 전혀 기억이 없어서 이번에 다시 보면서 새롭게 곽수운의 매력에 빠졌네요.
영화는 그 시절 여명의 팬 혹은 주혜민의 팬에게는 의미가 있을 것 같아요. 혹은 진훈기라는 홍콩 액션 아티스트의 작품 중의 하나로 찾아보는 것도 좋아요. 웨이브를 검색해보니 무적쾌차도 보이고 진훈기의 작품이 아직 있어서 조만간에 더 찾아봐야겠어요.
영화 제목 치정쾌서癡情快婿의 뜻은 훈남사위라고 하네요. 주인공 여명을 지칭하는 의미같네요. 제목만 봐서는 가족 드라마나 로맨틱 코미디 같지만 홍콩 영화는 절대 그럴리가 없죠. 영화 주제곡은 여명과 주혜민이 듀엣으로 불렀어요. 그 시절 여명과 주혜민은 유덕화와 관지림만큼이나 화면상에 잘 어울리는 커플이라서 자주 매치되곤 했다고 해요.




